독서

책 추천 | 김혼비 · 박태하 작가 | 전국축제자랑

지순이jisun 2021. 10. 2. 18:21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 · 박태하 지음 | 민음차 펴냄 

 

지금까지 이런 여행기는 없었다! 

김혼비, 박태하 부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지역 축제 이야기

 

 

 

용감하게도 K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 그 흥과 웃김과 얄팍함과 가슴 찡함, 그리고 야만스러움과 진실됨까지 다층적으로 포착해낸 훌륭한 보고서다. 이 책은 나에게도 K의 의미를 넓혀 놓았다. 우리 안에 살아 숨쉬는 K를 축제라는 거울을 통해 면밀히 관찰하는 이 작업은 너무나 웃기고 가차 없으며, 생전 처음으로 단오를 쇠고 곶감을 먹고 싶게 만든다. - 김하나 (작가)

 

미국에 '빌 브라이슨'이 있다면 한국엔 '김혼비·박태하'가 있다. 곳곳에 유머가 주단처럼 깔려 있다. 유머가 반짝이려면 그 속에 바늘 같은 예리함이 박혀 있어야 하는 법! 이들의 유머는 뾰족하고 시원하다. 지나치게 근엄한 사람이 아니라면 두세 페이지에 한 번씩은 웃게 되리라. - 박연준(시인) 

 


 

우리가 아는 세계,
아니 상상할 수 있는 세계의 바깥에서
생각보다 수많은 취향과 노력이 질서를 이루어
이 세계를 떠받치고 있다.
우리 또한 누군가들이 아는 세계의 바깥이겠지.



 

 

 

1. 김혼비 작가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를 쓴 작가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당시 말 그대로 "책 읽는 재미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평을 듣고 꼭 읽어봐야겠다 다짐했었던 책이었기에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나의 게으름으로 그 책은 읽지 못하고.. 어쩌다보니 이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지금까지 읽어본 책 중에서 제일 재밌었다.

 

 그야말로 "김혼비는 독서가 '쾌'와 '락'으로 이루어진 행위임을 깨닫게 한다." 고 박연준 시인이 서평에 남긴 말처럼, 책 읽는 내내 즐겁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책이다. 문장으로 작가의 감정과 현장을 생생하고 위트있게 전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나도 시도해보았지만, 결국 나만 재밌고 읽는 이는 머쓱한 경우가 많았다...), 축제 현장을 다양한 측면에서 세심하게 관찰하고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동시에 무겁지 않고 가벼웠다.

 

 김혼비 작가의 다른 책,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 중 한 권인 『아무튼, 술』 을 다음에 읽어볼 예정이다. 부재가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만 봐도 벌써 재밌다 🤣

 

 

 

 

 

2. 공동 집필자, 박태하 작가는 『책 쓰자면 맞춤법』,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를 썼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두 분이 부부라고 한다 😮 이렇게 함께 글을 써낼 수 있는 부부라니..! 두 명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일이야 말로 부부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분을 보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단독 집필한 '젓가락 페스티벌' 내용을 보면 박태하 작가 특유의 위트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재밌는 부부라니! 다음 책도 제발 또 공동 집필해주세요...💖 

 

 

 

 

 

💑 김혼비&박태하 작가 인터뷰(채널 yes24) → http://ch.yes24.com/Article/View/44277

 

[책읽아웃] 거실에 화이트보드가 있었어요 (G. 김혼비, 박태하 작가) | YES24 채널예스

지금 제 옆에 “술이 삶을 장식해주는 형용사라면 커피는 삶을 움직여주는 동사다”라고 말하는 김혼비 작가님과 “평소에는 느긋하지만 축구장만 가면 다급해지는” 박태하 작가님 나오셨습

ch.yes24.com

 

 

 

 

3. 이 책은 대한민국의 지역 12 곳의 축제를 다녀온 축제 탐방 에세이다. 부재는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인데,  이 책의 도입에서 작가는 이 책을 쓰게된 계기를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 정말이지.... 정념과 관섬이 교차하는 축제들이었다. 각각의 축제는 나름의 방식으로 짜임새를 갖추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이글대는 정념이 빚어낸 얼토당토않은 행사들과 마지못한 관성이 빚어낸 얼렁뚱땅한 행사들이 좌충우돌하며 수많은 장면을 연출해 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신없는데, 하나의 장면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황당(왜 저래?)과 납득(왜 저런지 알겠어!)이 엉켜들고, 수긍(저럴 수밖에 없겠네.)과 반발(아무리 그래도 저건 좀!)과 포기(그러든지....)와 응원(이왕 이렇게 된 거!)이 버무러졌다. 이토록 산란했덤 마음에 마주하는 마음까지, 잘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부재가 간결하지만 얼마나 정확하게 쓰여진 문장인지 다시금 느껴진다.

 

 

 

4.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시작은 '이상한 K스러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끝은 지역 축제라는 주제를 통해 '축제에서 동물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점'과 '도시화에 따른 지방 도시의 쇠퇴'를 이야기하며, '지역 주민들의 진심'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역 축제를 쫓아 나선 마음 깊은 곳의 동력은 결국 '맞아. 세상에는 OO이란 게 있었지.'와 '그치, 그걸로 OO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의 합주와 변주였다. 몰라도 일상생활에 하등 지장 없고 그래서 알 필요 없는 것들을 기록하고 기억해 두고 싶어서 였다. 무관심 속에서 조용히 사그라지고 있거나 소수의 사람들이 성실히 지켜 나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어떤 세계에서는 여전히 절실하고 또 많은 이들의 생계나 자부심을 떠받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p.279-280)" 

 

 

 

5.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문득 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내 번호를 공책 귀퉁이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큼지막하게 '박지선(은숙이 둘째딸)' 하고 번호를 적어두는 그 마음이 떠올랐다. 세련된 영역의 전혀 반대의 영역에 있지만 진심이 가득 담겨있는 것들이 떠올랐다. 속상하고, 애틋하고.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해준 촌스러운 마음들에게 고맙고, 세상의 중심 밖에서 진심을 담고 있는 모든 마음에 감사하고, 나 또한 어느 곳에서든 나의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잘 지켜내고 싶다. 

 

 


 

 

 

김혼비, 박태하 작가의 전국 지역 축제 탐험 에세이, 『전국축제자랑』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마치 직접 간 듯한 생생함, 그리고 위트 있는 문장들이 간접 여행의 재미를 배로 만들어 줄 것이라 장담한다 🤣👍